[카테고리:] Monologue

  • 어제

    사무실을 나와 씨네 큐브에서 스파이더 릴리를 보고, 교보에 들렀다. 오선지 노트를 한 권 사고 아티스트 웨이를 들춰보다가 퍼뜩 술을 마시면 어떨까란 생각에 홍대로 갔다. 스트레인지 프룻엔 못 보던 강아지가 있다. 씨껍한 눈빛으로 사람을 경계하는 게 퍽 애처롭다. 녀석은 쓰다듬으려면 한 발 주춤 물러나곤 한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손을 내밀면 녀석도 손을 내민다.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다.…

  • 당신의 민주주의는 무엇입니까

    당신의 민주주의는 무엇입니까

    지난 6월 29일 집시법 불복종 2차 비신고집회 사진들입니다. 진보블로그 헌법21조를 지켜라에 올리려고 했는데, 누군가 말씀하셨던 아이디와 비번으로 로그인이 되지 않더군요. 꼴사나운 꿈에서 깨어 잠을 좀 미루자며 사진을 리사이즈 했네요. 귀신 분장 사진을 자세히 보니 섬뜩하군요. 한미FTA 못 막아서 처녀 귀신들 한이 사그라지지 않으면 온통 꿈을 헤집을 것 같아요. ㅋ 경찰폭력 감시단 사진도 몇 장 첨부합니다.

  • 깼다

    가위를 눌렸다가 깼다. 어지간하면 그냥 잘 터였을 텐데 거기서 울음이 끊이질 않는다. 꿈에 김승희 할아버지란 사람이 나왔고, 그는 죽은 아이들을 조각하고 있다. 그 조각물을 보면서부터 가슴이 미어지고 밖으로 신음도 새지 않는 통곡이 계속됐다. 엎드려 몸을 움츠리고 있던 내게 누군가 와서 등을 토닥여 줬으면 하고 생각하자 방바닥에서 똑똑하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래층 벽에서 천장을 두드리는 것이다.…

  • 며칠 꿈들이 사납다. 일일이 기억할 수는 없는데, 기괴한 것은 항상 겨울이고 어린 시절의 나와 가족, 그리고 다 커버린 내가 함께 나온다. 그 겨울엔 초록색 눈이 내린다. 그 겨울엔 아빠가 있고 여전히 무서운 사람이다. 다 큰 내가 그에게 덤비는데 그는 헐크로 변한다. 헐크도 초록색이다. 어린 나만큼이나 어느 날 갑자기 몸땡이만 커져 버린 내가 불쌍하게 쥐어터진다. 그러다…

  • 마이그런트 아리랑

    마이그런트 아리랑

    세 번째 마이그런트 아리랑이 있었어요. 첫해에는 시청 앞에서 말없이 부스 차렸다가 쫓겨났었고, 작년에는 맑은 하늘만 바라보다 말았고, 올해엔 해껏까지 진이 빠지도록 부스를 지켰어요. 그나마 여러 명이 함께해서 수월했죠. 그래도! 더운 건 정말 못 참겠어요. 추운 건 괜찮으냐고 묻던데 역시 질색입니다. 네 결론은 못 된 거라더군요. 여하튼 더워서 앉아 있는 것도 시뜻하고, 조오기 그늘진 자활 부스에…

  • 자전거 타기

    자전거 타기

    남도 여행을 못내 아쉬워하던 찌끄레기팀은 합정에서 강화도까지 다녀올 계획이었다. 여기저기 오만 곶에 소문을 내며 부러움을 자아내고, 비 온다는 일기예보에도 ‘비가와도 간다!!!’라는 문자 결의를 다졌건만! 그랬는데 약속장소에 나타난 사람은 매닉 뿐이라지. 비가 옴팡 퍼부을 것 같은 날씨를 핑계로 노원역까지만 가는 걸로 계획을 틀었다. 반포대교에서 로버트와 미친꽃을 만나 정말 천천히 여유롭게 매닉네까지 고고 싱. 참고로 합정에서 매닉네까지는…

  • 부산 보수동

    부산 보수동

    혹시한테 전화가 왔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인데, 필요한 책이 있으면 찾아보겠다고. 아 흑, 이 말을 덧붙였다. 술 못 마시는 사람 앞에 양주를 갖다놓은 꼴이라고. 아 아 아 보수동이 가직했다면 주성(酒聖)을 넘어서 열반주(涅槃酒)에 들어도 좋으련만. 오늘같이 끄느름한 날도 거침없이 신났을 텐데. 보수동 헌책방골목의 역사는 반세기를 훌쩍 넘었다. 지금의 국제시장 터였나, 광복 직후 일본인들이 버리고 간 책 들을…

  • 카스퍼스키

    카스퍼스키가 이번 VIRUS.GR의 바이러스 테스트 결과에서도 최고를 차지했다. 내 10년도 더 된 데탑(펜티엄-3 733/램 256)에 카스퍼스키를 설치했다가, 아예 부팅이 안 돼 겨우겨우 안전모드에서 삭제한 적이 있었다. 램 때문일까 싶어 회사에서 램을 업어다가 512로 만들었건만 여전히 버벅 대기는 마찬가지. 그때의 삽질을 생각하며 셀러론 1.2G(램 1.5) 사양의 노트북에 깔아도 될지 고민을 조금 하다가 ‘안 되면 민다’란 생각으로…

  • 군복무 인센티브 대신 임금을!

    지난 2월 정부는 ‘비전2030-인적자원활용 2+5전략’을 발표했다. 현재보다 2년 빨리 일을 시작하고, 퇴직 시점은 5년 더 늦추겠다는 방안이다. 비전2030의 핵심은 병역제도 개선방안에 있다. ‘예외 없이’ 병역의무를 부과하여 현역 복무기간을 6개월 단축하고, 유급지원병제 등을 도입하는 식으로 대체복무제(전환복무제)를 단계적으로 폐지 사회복무제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 병역 면제 대상이었던 5급자(제2국민역)도 사회서비스 분야에 의무적으로 복무하도록 하며, 원한다면 여성이나 상대적으로 장애가 덜한…

  • 집회한다 허가하지 마시라

    집회한다 허가하지 마시라

    사진 몇 장 올려요. ‘어! 저건 누가 봐도 나란 걸 알 수 있어.’라는 사진은 건너뛰려고 했으나, 이래도 저래도 알 사람은 다 알겠다는 생각에 그냥 올려요. 지웠으면 하는 사진은 옆구리를 찔러주세요. 바로 내리도록 할게요. 모처럼 즐거운 집회였어요. 딱 정해진 순서로 어디어디 무슨 짱이 나와서 마이크를 쥔 게 아니라, 누구나 글로 몸으로 혹은 목소리로 생각을 전할 수…